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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

뉴질랜드의 병원시스템

정말 오랜만에 친구들을 만났다.

갑작스레 발표된 코비드 레벨 4로 인해 오클랜드의 모든 사람들은 집에 있어야만 했다.

일주일 정도면 끝나리라 생각했던 락다운은 올 해가 가도록 생각보다 너무도 길게 이어졌다.

뉴질랜드는 복지가 잘되어있는 나라이기도 하지만 병원 문제에 있어서는 뭐라 표현하기 어려울 만큼 애매하다.

모든 접종이 무료이며 기다리면 수술도 공짜이지만, 보험이 없으면 무작정 기다려야 하고 어찌 보면 기다리면 되니까 생각할 수도 있지만 누구라도 막상 병이 있다고 들으면 기다림이  부담스러운 것도 사실이다.

그런 면에서 보면 한국의 의료보험은 굉장히 좋은 시스템이다.

또한 진단을 하는 데 있어 오진의 확률도 높다 한다. 반면 진단이 되면  차후의 모든 검사들이 담당 간호사를 통해 전달되고 정기 검 사또 한 잘 이루어진다. 너무나 바쁜 가운데 발표된 락다운은 사실 나에게는 쉴 수 있다는 기쁨의 소리였다.

 

그리고 친구의 유방암 소식을 들었다.

뭐라 말할수 없을 만큼 놀라고, 수화기 너머의 목소리가 너무 담담했기에 더 말문이 막혔다.

다행이라 해야할지 생각보다 빨리 수술 날짜가 잡혔고, 아무도 도와줄 수 없는 가운데 수술을 마치고, 회복하고, 고작 할 수 있는 거라곤 들통 하나 가득 국을 끓여 갔다 주는 것이 고작이었다.

문득 박한 세상이 되었다는 것을 뼈져리게 느낀 시간이었다. 

누군가 아프면 그래도 달려가고, 옆에 있어주고, 음식을 나누며 마음을 나누었는데,

코로나는 옆에 있어줄수 없고, 아프다면 만남을 꺼려지게 하는 모진 세상.

 

오랜만에 만난 친구는 밝았다. 머리는 하나도 남아 있지 않았지만 예뻤다.

다음 주에 마지막 항암치료를 앞두고 기뻐하는 친구의 모습은 다행이면서도 안타깝다.

우거지 갈비탕을 준비하며 나는 또 간절하게 기도한다.

아프지 않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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